Blood Brothers 관극 레포 (14.08.09)
1. 블러디 브라더스 08.09 첫공에 관한 간단한 레포 및 잡문임.
2. 일단, 매우 우연적으로 친구가 조정석팬 + 운좋게 선예매도 아닌 일반예매에서 블브 OP두번째열 센터 연석을 구하는 기적을 통해 나까지 블브 참전이 되었음. 조정석씨에 대해서는 선입견이 별로 없는 편이고. (오히려 연기력이나 외모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위주로 가지고 있음.) 장승조는 뮤덕이 아닌 나에게는 낯썬자 (하지만 예전에 구텐버그 볼 뻔 했을때, 친구가 추천해줬던 사람이라는걸 나중에야 기억하고 괜히 미안해졌음), 오종혁은 쓰릴미로 이미 대략적인 느낌은 잡은 상태.
3. 이번 공연이 원래 보려고 했던 조정석-오종혁 페어가 아니고 조정석-장승조이긴 하지만, 어쨋든 짧게 결론적으론 장승조가 분한 에디는 오종혁보다는 장승조가 낫다고 결론내림. (그냥 쓰릴미나 기타 오종혁 -오히려 나는 팬인 축임- 연기를 보고 내린 판단임니다..)
4.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가난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줄줄히 굴비마냥 엮여있는 자식들을 키워내는 엄마, 그 엄마가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어느동네나 있을 법한 업타운의 엄마는 아무리해도 아이만은 가질 수 없음. 생활고에 지친 엄마는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다는 절망적인 현실앞에 닥치고, 주인집 싸모는 아이 하나를 날 주면 잘 키우겠다며 악마와의 계약을 체결을 종용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악마의 역할이 갱장히 '재미'또는 '긴장'의 역할을 제외하고 무엇인지 알 수가 없음. 의도하던게 내가 생각하는 그거였다면 그건 실패한거 같음. 왜 생활고에 지친 엄마는 죽어라 돈벌며 자식 앞가림만 해야하는거죠? 한 아이라도 좋은 가정에서 자라길. 그 아이때문에 평생을 괴롭고 그리워했던 여자가 '악마'의 저주와 무슨 관계가 있는건지는 그냥 이해하려 하지 않는 것이 옳소.) 여기까지는 그냥 아침드라마 스토리므로 이 쌍둥이가 따로 자라 각 엄니들의 반대와 주변적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베프, 갈등요소를 위한 끼어맞추기식 여자 등장. 유가폭등 및 전세계에 닥친 경제불황으로 인해 뼈속까지 문드러진 미키(조정석)과 이를 비웃듯 상류층의 자제로 잘 성장한 그의 쌍둥이 동생(에디)는 결국 죽음을 앞두고 진실을 알게된다.
5. 배우 연기에 대한 내용을 쓰기에 앞서서, 내용 자체는 위에 서술한 바와 마찬가지로 복선따위 없는 일차원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여기에 살을 덧붙여서 유가상승과 기타 경제난으로 인해 삶의 의지를 잃고 절망과 비탄에 빠진 젊은이와 이런 시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만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삶을 사랑하는 (에디는 마지막까지 미키의 여자를 올곧은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우울한 시대속에서 '남자의 순정!'이라는 역설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음.) 에디를 한 장면에 교차적으로 몰아넣음으로써 그때의 시대상을 역설이라는 구조를 통해 풀이한 것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짜 맞춰진 극본의 완성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고. 그저 일차원적인 구조를 가진 '쌍둥이의 비극'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시대적 배경 정도로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6. 조정석이 어린아이(극중 7세, -거진8세...ㅋ-)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팬의 시점이 아닌지라 오그라들꺼라고 생각 했었는데 의외로 보는 내내 아무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연기에 잘 몰입이 되더라, 장승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다 큰 성인 연기보다는 오히려 어린아이 연기가 갱장히 인상이 깊었음. -장승조는 실제로도 어려서 그런가..!- 오히려 그들이 처음으로 교복을 입고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갖기 시작하는 중학생 연기가 어색했음. 아무래도 중2병을 표현하기엔 너무 나이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시프다...
7.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인상이 깊은 부분은 형제의 대립인 클라이막스보다, 형제와의 진실을 알고 죽음으로 내달아진 비극적인 현실속에서 울부짖는 앤딩의 어머니의 연기도 아닌, 7살 그러니까 거진 8살이 외로움과 처절한 고독속에서 '어른'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장면이다. 고독이나 외로움이나 그리움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 공통된 감정임을. 그리고 노래를 부를때 반짝반짝하던 눈빛과 아름다운 목소리가 앞으로 이 공연을 다시 보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될듯.